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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천국을 만났다. 소리없는 환호성이 어두운 나의 눈을 빛나게 하였다. 이제 사람의 대화가 연기처럼 저 땅아래서 붉게 피어 오르다. 이 것이 내 삶의 열쇠가 되었다. 저 시공간들이 그 안에 머물다. 2020
혼자이고 싶다. 그럴수가 없다. 단칸방 엄동설한 냉골에 누어도 혼자이고 싶다. 나의 정신과 뇌수와 척수는 그들에게 완전히 빨려졌다. 더 이상 그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는 건, 참 쉽지 않은일. 복종이 기쁨인 어느 시인도 있지만, 그의 선택은 나의 선택이 아니요. 나는 혼자이고 싶다. 01.11.21
저 멀리 바다 한 가운데, 유리 파편이 반짝인다. 그 바다의 아래에 있을 수많은 괴물들은 수만년을 살았다. 그 언젠가 강력한 회오리가 저 바다 아래에 몰아쳐 세상을 삼키려 할 때, 난 묵묵히 팔짱끼고 그 유려한 파괴의 흐름을 보았다. 다시 나의, 그 옛날 장면들... 그리고 친구들이 그 때처럼 말을 건냈다. 저 끝없이 보이는 바다의 바닥에는 나의 영혼에 접한 흔적이 남다. 11.02.21
아마 누군가에게나 졸리운 날이 있었을 것이다. 어느 졸리운 날에 창밖을 바라 보고 있었다. 졸립게 흐늘거리는 아지랭이가 하늘에 번졌고, 졸립도록 흐느적 거리며 걷는 행인들이 넘쳤다. 저기 반사된 빛으로 눈부신 해변가의 생동감은 태고적 전설같이 아득하다. 간간히 들리는 탁탁탁, 공사장의 현실음만이 무의식의 세계의 목욕탕에 몸을 담근 나의 이성의 뒷통수를 이따금 찔러대고 있었다. 09.02.21
차고 건조한 기운이 코에서 뇌로 뇌에서 등으로 또 가슴으로 돌고 나면, 어느덧 나는 고독한자, 단독자가 되었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무라는 것의 무한함. 그 무한의 화신. 그 가늠할 수 없는 무한에서 분자들은 태양의 불도 견뎌내는 사하라의 껍질이 되었다. 오늘은 물방울이다. 소금 물방울이다. 그 나누어지고 또 하나가 되는 대서양의 무한. 깊음의 심상이여. 고독한 인간의 깊음의 날에. 09.02.21
어릴 적 살았던 낡은 집, 다가구 주택 2층에 있던 우리집. 1층에는 성빈이란 아이의 가족, 2층에는 우리집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단칸방. 2년을 살았었지. 2번의 겨울을 보냈었지. 어렸던 내가 들어가도 숨이 턱 막히는 좁은 공간의 푸세식 화장실. 낡은 집에 있던 단 하나의 화장실. 지독히도 파리했던 집주인의 화장실 인심. 몇 가지 놀이가 있었지. 달과 가로등의 콜라보로 만들어내는 골목길 위로 스멀스멀 기어가던 낡은 빛. 그 조명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들, 개들, 고양이들 내 심야영화의 주인공들을 그저 쳐다 보았다. 그 골목길 너머로 폐허인 공터가 있었지. 쓰레기와 무성한 잡초로 뒤범벅이된 공간. 어떤 겨울밤 난 내가 싼 똥을 검은 비닐에 넣어 그리로 던져 보냈네. 그 살애는 추운 날 밤에 죽어도 그 때만..
장미 빛 선율이 목을 타고 흐른다. 메마른 고통은 혀끝으로 열십자로 갈라진 심장으로 나는 좀비가 되었다. 인간은 내게 손가락질한다. 그런데 왠지 드는 포만감과 안도감. 손가락질하는 그들보다 좀비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좀비도 구원 받은 날이 오리라. 0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