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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벌써 졸리다. 아침인데. 윗집에 온 인간들의 야행성 의식으로 인해 꿀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보니 새벽 4시였다. 다시 잠들 지 못한 채로 최경미, 성혜림, 한국 가족들 이런저런 사람들 생각을 했다. 나를 보고 이곳을 보고 내 삶을 보고 내 삶의 무대 뒷편으로 퇴장하는 나를 봤다. 피곤한 아침을 맞고 있는 나의 앞에 늘 펼쳐진 그림과 같은 바다, 천연 피로해복제. 19.06.2020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이 섹스하는 것을 전에도 몇 번 지나가다 본 듯하다. 그런데 어제밤 처럼 또렷하게 보고 내게 잔상으로 남은 경우는 처음있는 일이다. 쓰레기를 버리러 가게 옆 모퉁이를 지나는 길이었다. 가게에서 10 미터 정도 지나는 그 길에는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을 늘 볼 수가 있다. 새로온 사람들이 계속 있지만. 몇년째 그 곳이 집인양 사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 중에는 한 이년쯤 나타난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혜림이와 내가 개구쟁이 할머니로 부르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이 개구쟁이가 장난치는 모습같았고 몸도 왜소하고 동작들도 귀여워 밉게만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쓰레기를 버리러 간 그 밤 그 시간에 어떤 길거리에 사는 남자가 구정물과 ..
요나스가 떠난 날이다. 섭섭함과 변화 두가지가 마음에 자리 잡는다. 아침부터 우체국에 함께 가서 그의 소포를 부치고 대충 정리하고 나니, Natal에서 차를 몰고온 친구를 만날 시간이 꽤 가까워졌다. 가게에 같이 와서 나는 가게 오픈 준비로, 요나스는 친구와 연락하느라 서로 어수선한 가운데 작별을 고할 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우리 식당이었으며, 해어질 곳도 우리 식당이 되었다. 내가 매시간 그에게 충실한 친구였는지는 의심이 가지만, 브라질에서 머무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들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곳에서 친구들 중 가장 많이 만난, 가장 많이 이야기한 사람임에도 분명하고, 서로에게. 보고 싶을 것이다. 늘 여유있고, 편해보였던 사람, 앞머리가 조금씩 빠져가는 금발..
요나스가 우리 아파트에 오게 되면서, 언젠가 스웨덴의 작은 바닷가와 닿은 그의 집에 가서 밤바다를 같이 보며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배란다로 보이는 베이라마 밤바다의 공기가 그 적막한 그 날의 밤하늘이, 아마 여느 날의 밤과 같았을 그 날밤이 묘하게 내 가슴에 한 폭의 유화로 남았다. 저멀리 보이는 바다끝의 불빛들은 누구를 위해 비추이는 것일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게 선명히 들어와 은하수처럼 우리 가슴과 머리에 흘러 내렸다. 지나가는 이 없는 거리에 나의 마음이 거닐게 했고, 그 곳을 지나곤 했던, 우리의 기억들이 숨결처럼 되살아 시간의 벽을 허물어 버렸다. 바다는 내게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의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자연스러움을 이해하..
다시 연장되었다. 금번 연장 예고는 대부분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폭풍전야와 같다고 할까? 꾸준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며, 곧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는 태풍으로 점점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태풍은 곧 우리를 휩쓸고, 저높은 곳까지 우리와 우리 주변의 것들을 데려 놓았다가 한 순간 저 끝없는 아래로 우리를 내팽겨쳐 산산조작을 낼 것만 같다. 가엾은 동물들이, 개와 고양이가 가게 앞을 어슬렁 거린다. 저기 앞의 망고 나무의 가지 마냥 말랐다. 굶주림과 고독의 세계 속에서, 뱃가죽과 마음이 마르고 얼어 붙었다. 29.07.2020
Tia와 Tio는 사전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삼촌의 촌수에 해당하는 손위 사람을 손아래 사람이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 겠으나, 실재로 그 호칭의 범위는 과장하면 우리 집앞에서 보이는 대서양의 넓이 만큼이나 광범위하다. 특히 초딩인 우리 딸에게 찌아, 찌우는 이따금 모든 직업, 인종, 국경을 넘어 모든 성인인 여자와 남자를 부르는 호칭이 될 수가 있다. 보통 상대방을 부를 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브라질 사회에서 호칭을 부르는 문화가 잘 발달 되어 있지 않다고 볼수가 있으나, (식당에서도 주문하려고 구지 내 이름을 꼭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음. 나를 그냥 웨이터나 사장이라고 하는 것보다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음) 아이들이 찌아와 찌우를 부르는 것은 예외이다. 편하게 아무..
내 기억이 맞는다면. 뮌헨 출신의 요한네스가 우리 가게에 처음와서 자신을 요한네스 구텐베르크라는 역사책의 유명인의 이름과 동명이인으로 소개했다. 구텐베르그는 중고교를 지난 경험이 있는 한국인에게 엄청나게 각인된 이름이다. 구텐베르크라는 이름 자체가 한국인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사람도 아닌 그가 어쩌면 고려,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 거의 무신경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더 설득력이 있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이것이다 -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사람. 한국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 사실 직지심경은 줄임말이고, 원래 대로하면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부처의 말 외에 고승의 의견도 포함된 것이라서 경이라는 말을 빼야 맞는 것이라고함) 이라..
2016년에 한국을 다녀온 사이에 우리 크레딧카드가 누군가에 의해 사용되었다. 발생 요인을 세가지 경우로 생각했었다. 1. 우리집 보모의 소행 2. 카드사의실수 3. 제3의 범인; 카드 복제등의 방법. 우리는 1의 경우를 비중있게 보았는데, 카드를 집에 놓아 두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서 돌아온 뒤 그 카드는 그 자리에 있었다. 피해금액이 현금서비스 등을 포함하여 5000불 정도가 되었었다. 결국 이 금액을 다 보상받기는 했는데, 의심스럽게 보모를 보기 시작했고, 상황이 바뀌어 보모가 나중에 우리 가게에서 일하게 되었으나, 결국에는 나와의 불화로 그만 두게 되었다. 카드도난사건은 우리가 금전적 손해를 보상 받으면서 잊혀져 갔지만,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이 세상에 수 많은 미제사건들 중 하나가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