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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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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Tigre Branco 2022. 2. 3. 04:06

요나스가 떠난 날이다. 섭섭함과 변화 두가지가 마음에 자리 잡는다. 아침부터 우체국에 함께 가서 그의 소포를 부치고 대충 정리하고 나니, Natal에서 차를 몰고온 친구를 만날 시간이 꽤 가까워졌다. 가게에 같이 와서 나는 가게 오픈 준비로, 요나스는 친구와 연락하느라 서로 어수선한 가운데 작별을 고할 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곳이 우리 식당이었으며, 해어질 곳도 우리 식당이 되었다. 내가 매시간 그에게 충실한 친구였는지는 의심이 가지만, 브라질에서 머무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들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곳에서 친구들 중 가장 많이 만난, 가장 많이 이야기한 사람임에도 분명하고, 서로에게.  

 

보고 싶을 것이다. 늘 여유있고, 편해보였던 사람, 앞머리가 조금씩 빠져가는 금발의 북유럽인 거구. 혜림이에게 자기를 닮은 무민 케릭터가 그려진 유아용 그릇과 캔디들, 레고를 크리스마스 휴가 후에 항상 안겨 주었던 따듯한 사람. 양자물리학자로 가뭄에 콩나듯 지적으로 보이기도 하나, 자기 머리의 그림대로 전개되지 않는 상황을 잘 받아 들이지 않는, 고지식한 과학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라. 한 번도 뵙지 못한 너희 부모님께 내 안부 전해 주고. (요나스는 부모님이 얼마전 스웨덴에서 이사가신 핀란드 Stromma로 간다)

 

차우! 그의 친구와 친구의 어머니 그리고 두명의 여자 형제들 그리고 나의 친구 요나스에게 손을 흔들며 그들이 타고 떠나는 하얀 승용차의 뒷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08.0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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