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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변의 K-식당

Tio와 삼촌

Tigre Branco 2022. 2. 3. 03:54

Tia와 Tio는 사전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삼촌의 촌수에 해당하는 손위 사람을 손아래 사람이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 겠으나, 실재로 그 호칭의 범위는 과장하면 우리 집앞에서 보이는 대서양의 넓이 만큼이나 광범위하다. 특히 초딩인 우리 딸에게 찌아, 찌우는 이따금 모든 직업, 인종, 국경을 넘어 모든 성인인 여자와 남자를 부르는 호칭이 될 수가 있다. 보통 상대방을 부를 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브라질 사회에서 호칭을 부르는 문화가 잘 발달 되어 있지 않다고 볼수가 있으나, (식당에서도 주문하려고 구지 내 이름을 꼭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음. 나를 그냥 웨이터나 사장이라고 하는 것보다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음) 아이들이 찌아와 찌우를 부르는 것은 예외이다. 편하게 아무에게나 이모, 삼촌 하는 것이다. 학교선생님도 찌아 찌우. 아빠 친구도 찌아 찌우, 스쿨버스 운전사도 찌아 찌우, 길거리 청소부도 찌아 찌우. 이 호칭의 숨은 의미는 친근함이다. 어른을 친근하게 부르는 것이다. 내(아이)가 어른을 친근하게 부르고, 그 어른이 나에게 친근함을 보이기를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실재로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사랑은 내가 살아 보았던 어떤 문화권 보다도 따듯하고 그 표현 방식도 눈에 띄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도 삼촌을 호칭으로 쓰기도 하지만, 식당이나 노래방같은 곳에서 웨이터를 부를 때 쓰는 경우가 있고 지역간의 차이가 있겠으나, 경남에서는 누가 날 삼촌이라고 불렀을 때, 썩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에게는 오빠라는 특이한 호칭이 있다. 리비아 한인교회의 한 보수적인 목사님이 제발 남편에게 오빠라고 하지 말라며, 당신은 오빠랑 결혼한 것이 아니며 제발 호칭 체계를 어지럽히지 말라는 말씀을 한 것이 기억이 난다. 단지 목사님이 설교중에 한 이야기라 오해할 수가 있지만, 기독교 윤리 보다는 오히려 한국 사회의 보수 윤리의 한 축인 유교 윤리에 더 가까운 내용이라 하겠다. 가끔 한국어를 배우는 손님들이 오빠가 뭔소린지 도통 모르겠다며, 그 의미를 설명해 달라고 하는데, 그 숨겨진 의미를 몸소 체험하지 않고 100 퍼센트 이해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의 찌아 찌우가 사전적 의미로는 그 넓은 단어의 용법을 알 수 없는 것 같이.

 

 

25.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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