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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길거리, 아파트 그리고 섹스 본문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이 섹스하는 것을 전에도 몇 번 지나가다 본 듯하다. 그런데 어제밤 처럼 또렷하게 보고 내게 잔상으로 남은 경우는 처음있는 일이다.
쓰레기를 버리러 가게 옆 모퉁이를 지나는 길이었다. 가게에서 10 미터 정도 지나는 그 길에는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들을 늘 볼 수가 있다. 새로온 사람들이 계속 있지만. 몇년째 그 곳이 집인양 사는 사람들도 꽤 있다. 그 중에는 한 이년쯤 나타난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혜림이와 내가 개구쟁이 할머니로 부르고 있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시비를 거는 모습이 개구쟁이가 장난치는 모습같았고 몸도 왜소하고 동작들도 귀여워 밉게만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쓰레기를 버리러 간 그 밤 그 시간에 어떤 길거리에 사는 남자가 구정물과 제 몸의 때로 범벅이된 얇은 천을 자신과 그녀의 몸에 덮고 섹스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이 되는 시점부터 평생을 섹스를 지속한다. 그리고 다른 생리적인 욕구인 수면과 음식물 섭취와는 다르게 자신 혼자만이 아닌 다른 대상과 함께 하는 것이 섹스이다. 이를 만들어내는 동력인 성욕은 개인의 욕구로 출발하나 외부의 다른 동력과 만나야 해소가 되는 것이며, 결국은 다른 결과, 새롭게 나타날 제 3자의 탄생이라는 필연과 맞닿아 있다.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섹스다. 이를테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한 거처로 자신만의 은밀한 공간으로 선호하는 아파트와 같은 곳을 말한다. 그리고 그 아파트의 안전하고 감처진 두 사람의 침실에서 자신들의 행동을 감춰줄 칡흙 같은 어둠에 하게되는 것이 섹스이다. 반면에 어제본 개구장이 할머니는 밤시간이기는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이 있는 오픈된 공간에서 주위의 다른 남자들도 여럿 누워있는 상황에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잠시동안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사이에 일은 끝나있었고, 할머니는 사시나무가 떨리듯 떨고 있었다. 다 그렇듯 상대 남자는 맥빠진체로 뭔가 볼 면목이 없는 듯 몸을 돌려 누웠고, 떨고 있던 할머니의 눈가에 점점 눈물이 많아 지는 듯했다. 가끔은 미친 것같은 이 할머니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 었는데, 내 맘도 함께 서글퍼졌다. 울고 있는 할머니를 보며 왠지 주제 사마라구의 눈먼자의 도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눈이 멀게된 사람들이 격리가 되었고, 그 중 권력을 가지게된 남자의 무리가 같이 격리되어 있던 눈이 먼 여자들을 집단으로 강간하는 장면이었다.
아파트와 길거리는 절대 같지 않다. 섹스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18.08.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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