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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브라질 해변의 K-식당 (120)
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인생을 대하는 다양한 관점들 속에서, 인생은 사회가 정해준 정답에 따라 사는 것이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사회가 제시하는 정답에 따라 살기를 노력하며 나의 바람, 내가 하기를 원하는 삶은 스스로현실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불온한 사상 취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서는 낙오자의 낙인을 가차없이 찍어 버린다. 나는 인생에 대한 어떠한 관점을 가진 사람이든, 사람인 당신에게 여행에서 혹시 인생을 발견한 적이 있었던 지를 물어보고 싶다. 나에게 모든 여행은 인생의 진실을 담은 것이다. 시작이 있으며, 만남과 특별한 기억이 되는 순간이 있고, 나와 주위에 대한 생각함이 있고, 마지막이 있다. 그리고 많은 여행중에도 항상 지우지 못할 느낌으로 매번 다가 온 것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옮을 인지..
마테우스가 아마 처음으로 예약을 하고 식당에 왔다. 특별한 손님이 있는 지, 누구랑 같이 오는 지,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 지 궁금했다. 그리고 예약 날짜인 어제 저녁 시간에 말끔하고 잘 정돈된 헤어스타일의 키가 큰 남자와 두 분의 할머니가 가게로 걸어들어 오셨다. 마테우스라는 이름으로 예약을 했다고 해서 예약석으로 앉게 도와드렸다. 곧 이어 마테우스와 로라이니가 도착했고, 좋아하는 음식들을 내게 주문했다. 마테우스를 안지는 꽤 오래되었다. 손님으로 자주 만났고 곧 편한 사이가 되었다. 난 둘의 결혼식 피로연에도 갔고, 우리 집에 초대해서 좋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고, 우리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다녀가실 때, 로라이니의 부모님이 초대해서 그 별장에 가기도 했다. 마테우스와 로라이니는 이 지역에서는 드물게 아..
여기서 만난 두 종류의 스카우터가 있다. 하나는 축구다. 두 번 있었는데 한 때 국가대표까지 뛰었던 축구선수와 다른 두 분 그리고 그 다음으로 유명한 해외파 축구 선수의 아버지이자 케이리그 한 팀의 단장이셨던 분이 우리 식당에 오셨었다. 좋은 브라질 남자 선수들을 찾으러 온 스카우터였던 것이다. 그리고 다른 종류의 스카우터를 최근에 만날 수 있었다. 꼭 남녀로 나누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대충 느낌이 오는 관련 직업의 특성상 이번에는 명백히 브라질 여자를 찾는 스카우터 였다. 성격좋아 보이는 스카우터 두 사람이 가게에 와서 후보자들로 보이는 여자분들의 인터뷰를 하는데 밥을 사주면서 꽤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다. 차후에 후보자가 스카우터의 눈에 들면 한국으로 가는 티켓을 받게 되고, 한국에서 일을 하게 되고,..
Happy New Year! Life has full of unexpected events! 내려오지 않는 가게 샤타문과 3시간을 고군분투하며 새해를 맞았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고장은 언제나 날 수 있지만, 특별했던 건 하필 그 때 였다는 것이다. 기름과 땀으로 또 피곤으로 온 몸이 범벅이 되어 가던 그 때 신호탄 처럼 Feliz ano novo 소리가 어딘가에서 울려 퍼졌다. 그리고 곧 여기저기서 웃고 축하하며 외치는 새해의 소리가 어느 밤과 다를 바 없던 어느 밤의 공기중에 무성했다. 새해 파티를 하기 위해 나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보지 못한채, 가게에서 새해 선물을 받고 말았다. 삶의 시간표를 따라가다 보면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무난히 그 시간을 지나거나 특별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어떤..
50살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스웨덴 절대 동안, 얼짱 몸짱 펠레 형이 다른 스웨덴 친구들을 자꾸 데리고 온다. 우리 치킨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다른 친구들도 모두 양념치킨만 시키느라 형과 친구들만 오면 주방에 치킨 냄새가 진동을 한다. 그저께는 두 명의 스웨덴 친구들과 같이 왔는데, 바로 그 날이 브라질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고 했다. 아쉬운 마지막 밤에 어디에 갈 거냐고 궁금해서 물어 보았는데, 혹시 코로나 양성 검사 때문에 숙소에 머물 거라는 답변을 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피라타에 갈거라고 했다. 그 유명한 피라타... 하필 그 날은 월요일이지 안았던가? 피라타는 해적이라는 뜻으로 해적의 컨셉으로 꾸며진 바bar 겸 항상 공연이 있는 옥외 공연장이다. 주로 브라질과 유럽의 관광객이 많이 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별로 흔하지 않게 되버렸다.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보기는 힘들고, 미국영화는 더빙판이 많아서 볼 맛이 안나고, 혜림이와 몇 번 가기는 했지만 에니메이션 취향은 아니고, 여기 친구들과 가기도 그런게 남자들끼리 영화보러 가는 게 별로 당기는 일도 아니고 해서다. 그런데 우연찮게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는 친구들을 알게되서 간만에 극장 구경을 가게 되었다. 극장 탐방 맴버는 뉴욕에서 얼마 전에 이 곳에 비치 발리볼 하러왔다가 집도 사고 인테리에어 열심인 로미오와 연방대학의 교환학생으로 있으며 로만스어를 공부하는 해리포터를 닮은 막스였다. 사실 나 말고는 별일없이 삶의 여가 시간을 여유로이 보내는 사람 둘이라 주말의 이벤트가 특별한 듯했다. 난 일하느라 늘 정신없는 중에 황금같은 일요일 ..
호베르토와 알고 지낸 것도 5년이 넘는 것 같다. 미국과 영국에서 공부하며 일했던 호베르토는 어머님의 병환 때문에 고향인 포르탈레자로 돌아와야 했고, 어머니와 딸처럼 여기는 여자 조카와 함께 살고 있다. 어제 가게 문을 닫는데, 연식이 좀 되어보이는 차를 몰고와서 아직 오픈이냐고 물어 본다. 나는 닫았다고 하며, 어디갈꺼면 나도 끼워주라고 했다. 다른 두 명의 남자 일행이 더 있었는데, 간만에 호베르토와 야이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는 가까운 베이라마의 야시장으로 가본다. 대부분 닫고 있었지만, 아직 음식을 파는 곳이 몇 군데 있다. 호베르토는 칠레식 샌드위치를 먹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파제 근처로 간다. 우리는 바다 바람을 맞으며 캔맥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게 덥지도 않고, 전혀 끈..
그와 마지막 아사이를 나누었다. 뭐 마지막이라고 하면 좀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느낌은 대충 그러했다. 친구, 알레한드로가 갑자기 떠나게 되었고, 언젠가 브라질에 다시 올 수도 있겠지만, 한 동안은 못 올테니까 마지막 느낌이 있긴 했던 것이다. 이제 이탈리아에 가서 그 곳에 적응해 살아야한다. 덴버에서 나고 자란 그는 큰 도시가 맞는 사람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길거리 곳곳에 흘러넘쳐야 한다. 다양한 국적의 음식들이 넘쳐나 그에게 늘 음식선택권의 자유를 줘야 하는 것이 절대 필요조건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가 가야하는 곳은 이탈리아 북부,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토리노 인근의 어느 작은 도시다. 와이프 엘리자의 처가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임신을 하게된 엘리자는 현지 의사의 충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