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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브라질 해변의 K-식당 (120)
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왠지 언어적 편견이 스며들어있는 것 같은 단어, '작가'. 토마스를 사진작가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벼워 보이고 바보스러우며 어린티기 많이나고, 그렇다고 자신을 사진작가라고 소개하는 데 '사진' 두 자를 붙여주지 않을 수 없어, 작가를 빼고 사진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물론 그 녀석은 내가 지를 한국말로 뭐라고 부르는 지를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 토마스라는 십대를 갓 벗어난 이 친구는 1달 전쯤 해맑은 미소로 인사하며 우리 식당에 나타났다. 백인에 얼굴은 호남형인데, 눈이 좀 우리마냥 째진게, 다 빼고 눈만 보면 한국 사람 같아 보이기도 했다. 자리에 앉고 밥먹고 떠나기 까지 나랑 눈만 마주치면 끊임없이 여기가 좋다는 건지 음식이 좋다는 건지 계속 따봉이 보내고 약간 부담이 올만큼 내게 미소를 ..
인스타 피드를 넘기다가 알듯 모를 듯 추억을 소환하는 매력적인 남성이 보이길래 잠시 엄지 손가락으로 브레이크를 걸었다. 가만보니 '키아누리브스'다. 그것도 '매트릭스'가 아닌 '스피드'의 키아누다. 인스타 주인을 보니 '스피드'에서 여주연으로 열연한 '산드라블록'의 공식 계정이었다. 잠시 그 둘의 인기가 넘사벽이었던 그 때를 추억하며, 내 풋풋했던 시절의 막대사탕도 여전히 달콤함을 확인했다. 산드라블록이 뭔 생각에서 옛날 남자 상대 배우의 지난 사진들을 올렸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산드라블로의 커멘트가 내 마음을 사로 잡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키아누는 3살 때 아버지로 버림을 받고, 청소년기에 여러 계부를 만나야 했으며, 그가 꿈꾸던 아이스하키 선수의 꿈도 사고로 접을 수 밖에 없던 그야..
오늘도 시뮬레이터 보드를 타고 베이라마 길을 지났다. 바람이 내 살결을 스친다. 바람은 적당히 건조했고, 적당히 포근했으며 그저 하늘하늘한 바람에 내 이성과 감정을 오롷히 맡길 뿐이다. 그리고 저 멀리 아르헨티노가 보인다. 따듯한 피자를 파는 친구. 우리는 이 어머니 젓가슴처럼 포근한 이 밤바람을 사랑해 여기에 10년을 머물고 있다. 어제 이 친구와 그 가족을 생각했다. 월드컵의 결승이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34년 만에 지구촌 최고의 축제 중 하나의 날에 승리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축구를 싫어하는 아르헨티노, 브라질레이로가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친구도 어제의 그 아드레날린이 남은 듯 하다. 큰 자부심이 그의 어깨에 드리워 있었다. 메시의 꿈은 모든 아르헨티노의 꿈이었던 것이다. 친구는 내게 축배를..
짧은 다큐멘터리를 본다. 콜롬비아로 아니면 더 멀리로 떠나기 위해 해발 3000미터의 고산지를 넘어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생존의 행군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고산지의 가장 힘든 코스에서 사람들에게 쉘터를 제공하며 음식과 숙소를 무상으로 주는 한 콜롬비아 아주머니 가족의 이야기다. 베네수엘란들은 쉘터에서 제공하는 한그릇의 야채슾을 감사히 받아먹고, 배고픔과 고산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어 감사하고 있었다. 우연히도 오늘 아침에 경미가 아파서 야채죽을 끓이고 있다. 그리고 주기도문이 생각이 났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부를 구하라고 한 것이 아니다. 행복을 구하라고 한것이아니다. 일용할 양식, 단지 오늘 먹을 음식을 구하라고 한 것이다. 얼마되지 않는 이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는 사..
감히, 인간에게 가장 큰 주제다. 오롯히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본 적이 없다. 아마 그 것 때문일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 머리는 사랑을, 육신은 생존을. 내 머리와 내 몸은 자웅동체 마냥 다른 것이 얽히고 얽힌 모양새. 언젠가 부터 케이밥 식당 옆 담벼락 아래로 뿌리를 내리려는 집시들. 내 몸이 이웃이 아니라고 말하기에 내 머리가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
부루마블을 하다보면 초반에 가장 걸리기 싫은 곳이 바로 무인도일 것이다. 초반에는 빨리 많은 곳을 돌면서 빈 땅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유명했던 미국 부동산 보드 게임인 모노폴리에서 부루마블을 착안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부루마블도 자기 땅이 있어야 투자를 하고 상대방에게 돈을 벌어 최후에 상대방을 파산 시키며 게임을 이기게 되는 것이다. 무인도에서 탈출하려면 주사위 운이 좋아야 하는데, 여의치 못하면 3회를 갇혀 있어야 한다. 가끔은 초반의 무인도에 빠지는 것이 경기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무인도가 후반에 들어가면 제발 들어가고 싶은 그야말로 휴양지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하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마지막으로 갈 수록 모든 땅은 포화상태이고 투자가 마쳐진 상..
내 기억으로는 새벽이었다. 어린시절 내 마음에 이른 아침 이슬같이 대지를 촉촉히 적시던 팡세. 그 명상과 묵상의 아스라한 간극에서 피어났던 야생화의 꽃말은 다름 아닌 지혜였다. 나의 유년시절을 그리워하며 내 방 창가에서 보던 밤하늘의 뿌연 달무리 뒤로 늘 퇴색하지 않던 어느 별들을 떠올리고, 브라질 해변의 어느 식당으로 걸어오기까지 만난 그 이름은 하나도 모르는 어쩌면 같은 이름의 별들을 떠올린다. 나는 어떤 때, 나는 브라질 해변의 한 식당에서 파랑새를 찾고자 하였다. 파랑새는 흔히 희망이라고도하고 행복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파랑새를 깨달음이라 부른다. 저 멀리에 있을까 했던 파랑새가 내 집에 있었고, 내 방에 있었고, 심지어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 나는 지금도, 나는 브라질 해변의 한 식..
붐비지는 않은 저녁이 었다. 들어오며 한국말을 하느냐고 묻는다. 햇빛에 꽤 오랜 시간을 그을렸을 법한 구리색의 피부와 그의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염색된 긴머리가 눈에 바로 들어왔다. 내 머리 속에 인공지능이 있다면 이 사람이 한국인 배낭객일 가능성을 90퍼센트 이상으로 높게 봤을 터이다. 배낭 여행객을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더군다나 한국인 관광객 조차 만나 본적이 까마득한데, 반가운 마음이 우선 들었다. 이 긴머리 총각과 이야기를 몇마디 나누다 보니, 8개월째 남미를 여행중인 친구였고, 20대 후반으로 봤는데 20대 초반이었다. 아마 자연이 구릿빛으로 선탠시킨 까닭으로 좀 더 들어 보이는 거 겠지. 본인 이야기를 쉽게 꺼냈는데, 축구선수를 하다 다리의 큰 부상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해외에서 살고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