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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일어나 보니 카카오톡에 채팅방이 열렸다. 어릴 때 교회 친구들로 남자 3명, 여자 2명 이었는데, 이 중에 커플이 하나 있는데, 남편이 목사다. 중학교 3학년때 였을 것이다. 같이 호산나 찬양대에서 찬양의 밤을 한 비디오 테이프 영상을 당시 찬양대(성가대)의 지휘자인 김독육 선생님께서 You tube에 올리셨고, 그 걸 서로 공유하면서 옛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한 서로의 상황에 대해 안부를 묻고 걱정해주는 대화들을 하였다. 다행히 모두 무사히 잘 있어주었고, 감사했다. 아마도 오늘 나와 우리 친구들 말고도, 이 세상의 오랜 친구들이, 한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들이, 세상살이에 잠시 잊고 지낸 우정의 추억을 공유한 그들이 연락을 많이 하고 있을 것란 생각이든다. 갇힌 나, ..
카자흐스탄에 가게 되면서, 이모와 이모부를 만나게 되었다. 기억나는 건, 어색하면서도 다정한 느낌이 드는 두 사람 그리고 카작인, 인종의 중간지에 있어서 한국인과 유럽인종의 가운데 있는 것 같은 그들, 카자흐스탄의 국기색과 같이 바다의 하늘의 그것이 아닌 카작의 푸른빛이 그 사람들을 말하는 색이라 느껴졌다. 그리고 그들에 느껴지던 차가운 느낌. 아사달과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는 아스타냐에는 햇빛이 비춰 춥지 않아도 차가운 이미지는 그 햇빛이 비취는 곳곳에 여전히 퍼렇게 서려 있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카자흐스탄이라는 생소함이 철의장막에 속했던 곳이었다는 선입견이 날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다른 이모와 이모부가 있던 뉴욕도 겨울이 추웠던 날이 많았지만, 따스하고 편한 느낌을 쭉 받았다. ..
가슴이 답답하였다. 누워있는 내 가슴을 짓누르는 너의 무게에 견디다 더 견딜수 없어 눈을 떴다. 내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좁은 공간. 어두움. 사각의 밤. 6.4.20
이번의 충격을 이길 수 있을까? 충격을 꼭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간간히만 불다 지나가는 바람, 지겹고 나른한 기분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식당홀에 갇혀 언제 올 지 모르는 주문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가게 주인은 내게 줄 답을 2주가 넘게 미루고 있다. 렌트비를 확 낮추어 주지 않으면 몇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5,6개월은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Who 사무총장도 지난 주에 17주가 되어야 백신이 나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이지만, 아무튼 공신력이 있다고 하는 곳에서 그렇다고 한다. 많은 손님들에게 안부연락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식당의 위기를..
방금 다시 치킨을 먹고 갔다. 이 번에는 공항으로 바로 갔다. 2시간을 배란다 자리에 앉아서 밥먹고 나와 이야기 하고 했다. 그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그에게 여행하며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았고 위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이 남미여행을 하는 것을 걱정하며 조심하라고 했지만, 파벨라 사람들, 마약 딜러들 조차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이 상대방을 리스팩트하며 그런 그를 상대방도 리스팩트한다는 것이다. 내가 세상 이치가 딜DEAL과 같다며, 주는 대로 받는 것이 라고 하니 그렇다고 동의했다. 이어서 그에게 위험한 부류의 사람들은 정치인들이라고 했다. 말끔하고 지적이며 교양을 갖춘 그들이 안전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구밀복검이란 말처럼 실상은 그 깨끗한 겉모습과..
비가온다. 텅비어버린 호텔이 왠지 흉물스럽게 느껴진다. 지나가는 차들, 일 분에 한 대가 될까? 온 세상이 Lockdown이라는 마법에 걸려 멈추고 일그러져 버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미디어들, 그 이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을 것이라는 말들이 전문가라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그 뜻은 알겠지만, 그 말은 틀린 말이다.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갈 수가 없고 과거로 다시는 돌아갈 수가 없다. 그냥 그 시간의 그 환경에 맞춰서 살아야만 하는 존재다. 어느날 이 세상에 해가 뜨지 안고 달이 뜨지 않더라도, 만약 살 수가 있다면 살 사람은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을 사람은 죽는 것이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그 1과 0의 상태에 대한 논의가 요즈음 많은 것 같다. 유럽에..
그들에게 난 무엇이 되엇는가? 날 걱정하는 그들의 전화 목소리가 내 귓가를 너머 머리에 맴돈다. 코로나 바이러스다. 이 곳이 위험하다고 뉴스에 나왔던 것이다. 날 걱정하는 그들의 소리가 왠지 내 가슴에 맺혔고 사라지지 않고, 오래된 창을 만들어 그들을 들여다보게 하였다. 내가 집을 떠나서 그들을 떠나서 살게된 것은 대학을 가고 부터다. 대학이란 큰 학문이라는 뜻일 텐데 그런 것을 배운 기억은 없고 오히려 대학에 오기 전 그들과 같이 살던 때, 집에서나 교회에서의 이런 저런 가르침들이 어떤 것은 남고 어떤 것은 날아갔으며, 어떤 것들은 내 무의식아래로 스며들어 그 생존을 도모했다. 어쨌든 그 대학부터 시작된 나의 출가는 나이 40이 넘는 지금이 되도록 20년을 돌고 돌고 자전하고 공전하는 지구에게서 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