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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Quarentena - 4 본문
이번의 충격을 이길 수 있을까? 충격을 꼭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간간히만 불다 지나가는 바람, 지겹고 나른한 기분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식당홀에 갇혀 언제 올 지 모르는 주문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가게 주인은 내게 줄 답을 2주가 넘게 미루고 있다. 렌트비를 확 낮추어 주지 않으면 몇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5,6개월은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Who 사무총장도 지난 주에 17주가 되어야 백신이 나 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이지만, 아무튼 공신력이 있다고 하는 곳에서 그렇다고 한다.
많은 손님들에게 안부연락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식당의 위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편이다. 몇 번이나 우리 식당에 와서 그 얼굴이 낯에 익으면 무작정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안부를 묻는 것이다. 친한 척 하면서 말을 걸면, 대략 10명 중에 6명은 회신이 왼다. 그리고 당장 답이 오지 않은 4명도 언젠가 나중에 연락을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 닥칠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Plan B.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식당을 닫게 되면 다시 회사로 가서 일해야 할텐데, 중동으로 다시 가야할 지 모른다. 인터넷에 알제리 지역 채용 공고가 났는데, 그 채용 공고를 보는 것 만으로도 리비아, 아부다비에 있던 때의 열기와 그 거대한 모래 바람이 떠올랐다. 그 행간에서 그 현장을 사전 답사하고 있었다. 사막의 기억은 썩지 않는 것인가? 기자 피라미드 속의 미이라처럼.
3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