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크리스티나의 눈물 본문

브라질 해변의 K-식당

크리스티나의 눈물

Tigre Branco 2023. 6. 15. 13:33

참 착한 마음씨의 크리스티나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자기 주위를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그런 크리스티나가 우는 걸 한 번 봤다. 4주 전이었다. 오후에 가게 베란다에 앉아 있었는데, 가게 안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오열하는 소리가 났다. 길게는 아니고 한 10초였나보다. 그 당시에는 바쁜 주였는데, 크리스티나가 아프다며 이틀을 빠진 뒤라 조금 거리를 두려고 우는 소리를 들어도 별로 내색을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난 주에 남편이 잘 있는 지 물었더니, 헤어졌단다. 그 때 알았다. 왜 크리스티나가 아프다며 가게에 오지를 않았고, 또 갑자기 그렇게 오열을 했는지. 

 

그 남편, 제퍼슨도 친절하고 다정한 성격이다. 가게에 올 때마다. 누구에게나 따듯한 미소로 먼저 인사하는 그엿다. 키가 2미터가 훌쩍 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편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의 온화한 미소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크리스티나와 제퍼슨은 10년을 같이 살았다. 따듯한 마음씨와 친절하고 다정한 성격의 두 사람은 그렇게나 잘 어울려 보였다. 크리스타나는 3번째 결혼이었는데, 제퍼슨과 3번째 아이를 낳았다. 엄마와 아빠를 닮은 따듯한 미소와 눈빛을 가진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이 아이에게 또래와 조금 다른 행동들이 두 사람에게 보였고, 그 행동의 이유가 자폐라는 병에서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크리스티나가 그 날 오후 오열했던 이유를 말하려 한다. 그 것은 제퍼슨과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둘의 아이 때문이다. 제퍼슨은 외도를 했고, 크리스티나는 그 간 2번을 용서했다. 여기에서는 헤어지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닌데, 마음이 떠난 남편을 끝까지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그 아이 때문에 아마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티나도 3번째는 남편을 붙잡지 않았다. 아니 붙잡을 힘이, 그의 옷깃을 잡은 손에 있던 모든 힘이 빠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 

 

크리스티나에게서 2주 전부터 조금씩 바뀐 행동들이 보인다. 전에는 보지 못한 화려한 화장과 옷차림을 하고서 친구와 클럽을 가기도 하고, 일하면서 계속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 받기도 하고. 주위에 조금 차가워 진 것 같기도 하고. 이 게 그 가슴의 응어리를 토해 내는 방식이라면, 그래서 괜찮아 질 수 있다면 그리하고서라도 상처가 조금이라도 빨리 아물기를 바란다. 

 

그런데 몇 일전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참 감사한다는 말을 했던 것이 내 기억에 선명하다. 착한 마음씨의 크리스티나는 긍정적인 맨탈의 크림통에 빠진 쥐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지금의 고통의 시간을 빠져나와 다시 행복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15.06.2023

반응형

'브라질 해변의 K-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우로가 내게 남긴 심장박동기  (0) 2023.07.10
촘스키가 불편한 동물행동학자.  (0) 2023.06.21
사진사  (1) 2023.05.19
시뮬라시옹  (0) 2023.05.18
밤바다와 아르헨티노가 어울린다.  (0) 2022.12.2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