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포르탈레자 #긴머리총각 #댄서
- 아브라함과롯
- 일주일 #일주일휴가
- 오징어게임 #황동혁 #이정재
- 무어인 #알함브라 #세빌라 #그라나다
- 지미카터 #조바이든 #자말카쇼지 #MBS
- 에드워드리 #흑백요리사
- 독일사진사 #포르탈레자
- 고양이 #뒷마당 #고양이새끼
- 심장박동기 #페이스메이커 #테니스
- 비트겐슈타인 #키에르케고르
- 길복순 #약육강식 #아킬레스건
- 한국인 #민족주의 #신채호
- 판타나우 #pantanal
- 키아누리브스 #산드라블록 #시뮬라시옹 #장자 #호접지몽
- 자밀카쇼지 #바이든 #GCC #인플레이션
- 뉴칼레도니아 #니켈 #전기자동차베터리 #베이징회담 #중국과러시아
- 피규링야 #worldcupsticker #브라질 #아르헨티나 #카타르월드컵
- 베네수엘라 #난민 #주기도문
- Carnaval #카니발
- 아시아인차별 #미국대학입학 #유대인
- Alexandria Ocasio-Cortez #낙태
- 통일교 #아베 #재일교포
- Roe v Wade
- 아르헨티나상식 #ChatGPT
- 남미여행블로그
- 유일한 축복
- 보우소나로 #룰라 #브라질대선
- 인생그리고여행
- 엘리자베스2세 #영연방 #commonwealth #elizabeth
- Today
- Total
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시뮬라시옹 본문
인스타 피드를 넘기다가 알듯 모를 듯 추억을 소환하는 매력적인 남성이 보이길래 잠시 엄지 손가락으로 브레이크를 걸었다. 가만보니 '키아누리브스'다. 그것도 '매트릭스'가 아닌 '스피드'의 키아누다. 인스타 주인을 보니 '스피드'에서 여주연으로 열연한 '산드라블록'의 공식 계정이었다. 잠시 그 둘의 인기가 넘사벽이었던 그 때를 추억하며, 내 풋풋했던 시절의 막대사탕도 여전히 달콤함을 확인했다. 산드라블록이 뭔 생각에서 옛날 남자 상대 배우의 지난 사진들을 올렸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산드라블로의 커멘트가 내 마음을 사로 잡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키아누는 3살 때 아버지로 버림을 받고, 청소년기에 여러 계부를 만나야 했으며, 그가 꿈꾸던 아이스하키 선수의 꿈도 사고로 접을 수 밖에 없던 그야말로 전형적인 불운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청년이 된 키아누는 불운을 천운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그 사랑을 전하는 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사랑을 전하는 삶에는 그저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키아누는 스스로 노숙자 생활을 하며, 노숙자들에게 삶의 도움을 주는 조언을 준다던지, 원한다면 세상의 많은 것들을 소유할 수 있었지만, 평범한 아파트 한 채에 살며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기이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의 삶에 데칼코마니처럼 겹치는 내가 아는 한 사람이 있다. '비트겐슈타인'! 어리석은 자들이 근대 철학의 신이니 뭐니 미사여구를 같다 붙여 그를 신앙시 하지만, 그는 금수저로 태어나 그의 모든 재산을 가족과 사회에 남기고 어느 숲속 오두막에서 삶을 관조하는 삶을 살던 그저 인간 사회가 만든 공해가 싫었던 맑은 사람이었을 따름이다.
매트릭스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영화 평론가의 해석이 있다.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선택한 키아누. 왠지 그의 선택이 그가 보는 이 세상에 대한 그의 시점과 닿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과도한 나의 뇌피셜일까?
시뮬라시옹과 같은 생각은 도교의 스승 장자가 말한 '호접지몽'에서 발견된다. 내가 나비가 되어 꾼 꿈이 실재인지, 꿈을 깨어 보니 내 앞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꾼꿈이 실재인 것인 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다. 키아누는 아마 이 세상이 매트릭스라고 믿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그의 기이하게 보이는 행적이 전혀 기이하게 보이지 않고, 어떻게 보면 상식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의 모든 행동이 실재와 본질 그리고 플라톤이 추구한 이데아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산드라블록의 마지막 커멘트를 보며 산드라도 내 생각과 비슷하게 키아누를 보고 있는 구나 싶었다.
'This man could buy everything, and instead every day he gets up and chooses one thing that cannot be bought: to be real. 모든 것을 살 수 있었지만, 대신에 그는 매일 매일 일어나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을 선택했다 (가졌다). 실존이 되는 것.
'브라질 해변의 K-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티나의 눈물 (0) | 2023.06.15 |
---|---|
사진사 (1) | 2023.05.19 |
밤바다와 아르헨티노가 어울린다. (0) | 2022.12.20 |
베네수엘란에대한 한 기독교인의 시선 (0) | 2022.11.04 |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0) | 2022.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