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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길고양이들 본문
오후 햇살에 눈이 부신듯 게슴츠레 눈떴다.
그 앞에 보이는 것은 수많은 환상일 뿐.
더 이상 눈 앞의 세상은 실체가 없는 것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하루에도 파도처럼 들고난다.
그들이 길고양이들을 살게하는 것이다.
아니,
이 비실체에 머무는 때를 연장시키는 것이다.
왜 기억이 없겠는가? 잠시라도 느꼈던,
온기 입은 세상, 향기 긷든 세상, 형형색색 세상.
실체의 잔상들이 가시가 되어 폐부를 찌르곤한다.
Tropical의 온화한 기후는 파라다이스의 모형!
관광객을 부르고 또 길고양이를 부른다.
그들은 이 사랑스런 기후와 해변을 공유한다.
어둑어둑해지면 머리를 누일 곳을 찾는다.
큰 길가 모퉁이는 인기있는 이 밤의 거처
운좋은 날엔 찢겨진 고기 조각이 머리맡에 놓인다.
사실 길고양이들도 여러 타입이다.
시끄런 놈, 조용한 놈, 아픈 놈, 안아픈 놈 등등
생각해보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비슷한 놈들로 나뉜다.
그런데 왜 길고양이를 피하는가? 무서워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대여,
그들에게서 지저분하고 더럽고 불결한 당신을 본 것은 아닌가?
23.02.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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