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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변의 K-식당

왕의 남자

Tigre Branco 2022. 2. 9. 11:43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별로 흔하지 않게 되버렸다.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보기는 힘들고, 미국영화는 더빙판이 많아서 볼 맛이 안나고, 혜림이와 몇 번 가기는 했지만 에니메이션 취향은 아니고, 여기 친구들과 가기도 그런게 남자들끼리 영화보러 가는 게 별로 당기는 일도 아니고 해서다. 그런데 우연찮게 영화를 같이 볼 수 있는 친구들을 알게되서 간만에 극장 구경을 가게 되었다. 극장 탐방 맴버는 뉴욕에서 얼마 전에 이 곳에 비치 발리볼 하러왔다가 집도 사고 인테리에어 열심인 로미오와 연방대학의 교환학생으로 있으며 로만스어를 공부하는 해리포터를 닮은 막스였다. 사실 나 말고는 별일없이 삶의 여가 시간을 여유로이 보내는 사람 둘이라 주말의 이벤트가 특별한 듯했다. 난 일하느라 늘 정신없는 중에 황금같은 일요일 저녁의 간만의 나들이를 나선 것이었다.

 

우리는 저녁 8시에 도착해 가장 늦은 시간의 영화를 끊었다. 킹스맨, 1차대전의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선 영국과 유럽을 킹스맨이라는 비밀요원단체가 놀라운 활약상을 보이며 구해낸다는 스토리의 영화다.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을 당시의 실재 1차대전 중 비중있던 인물들과 사건을 잘 조합하여 영화 스토리에 녹여 냈는데, 상당히 설득력있게 연결하고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스트리아의 황태자부부의 총격 사건부터 러시아의 라스푸틴과 레닌 그리고 미국의 윌슨 대통령등 1차대전 당시 잘 알려진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며 결국 극적인 도전과 모험을 통해 킹스맨 요원들이 전쟁에 빠진 영국과 유럽을 구해내게 된다. 어떤면에서는 지난친 비약과 개개의 사건들에 대한 연결이 너무 극적이라고 보이기도 하지만, 다큐멘터리적 사실을 픽션으로 잘 풀어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극중에서는 한 스코틀랜드인이 잉글랜드인에게 당해온 지난 시절을 보복하기 위해 전쟁의 모든 것을 치밀하게 기획하고 전쟁을 유발하게 만들었다는 설정이다. 오스트라이 황태자 살해부터 라스푸틴의 국정농단 및 레닌의 러시아혁명 그리고 미국 윌슨대통령의 스캔들까지 모든 것이 철저하게 그와 그의 비밀단체를 통해 진행이 되었다는 설정은 마치 음모론으로 취급받기도하고 그렇지 않기도한 그림자 정부나 로스차일드 및 일루미나티의 존재를 암시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 내게는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를 주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다큐와 픽션을 잘 섞어 놓아 재미도 있고 지식적인 흥미거리도 되었다는 평가였고 간만의 나의 영화관 나들이도 영화처럼 해피앤딩으로 끝맺었다. 좀 뜬금없지만 영화에서 킹스맨이 양복점 이름이자 비밀 첩보 단체를 뜻하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케이밥도 한식당이지만, 특별한 다른 좋은 목적과 의미를 가진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7년이상 부어 함께해온 아 곳이 좋은 목적과 뜻을 위한 곳에 사용된다면 내게는 더할 나위없는 영광의 훈장과 같을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이 국왕으로 부터 영광의 붉은색 훈장을 받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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