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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프랑스 참전용사의 헌화 본문
나폴레옹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코르시카 섬, 그 곳에서 왔다는 한 프랑스인 부부를 만났다. 내게 한국 어디이냐고 물어 보며 북이냐 남이냐 하길래, 남이라고 했더니, 반갑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고 하였다. 나이가 지긋하신 걸로 보아 그런가 했다가 아무래도 한국전쟁에 참전했더라면 당시 영감님 나이가 20살은 되었을테고 66년 전으로 보아도 86세인데, 그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아주 젊어 보이신다고 말씀드렸더니 환한 미소로 감사를 표한다. 그 분은 1960년에는 북한에서 농구도 했다고 했는데, 그 당시 분위기로 국제 스포츠의 왕래가 많지는 않았을테고, 한국전쟁이 끝난 7년뒤에 프랑스 대표로 농구하러 북한을 갔다? 뭔가 쉽게 믿어지지는 않았다. 표정을 보니 자기 와이프 앞에서 쉽게 꺼낸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믿어 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4년 전에 한국에서 열릴 동계 올림픽에 자신의 딸이 스키종목 선수로 출전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했다. 4년전?? 내가 혹시 일년 전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말하냐고 하니, 바로 거기라며 내가 말해준 것을 고마워하는 표정으로 박수라도 칠 기세로 아주 기뻐들 하셨다. 대충 기분을 맞추어 드리고 자리를 뜨려고 하다가, 왠지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혹시라도 진짜 참전하셨던 것이면, 동안이라 80대 후반인데, 70대로 보이는 것이 었다면, 내가 그냥 그 말을 허투루 여겨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당장 악수를 청하며, 오늘 만나게 되어 영광이며 그 때 한국에 와주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그 아내 분에게는 당신의 남편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내가 여기에 없었을 지도 모른다고 남편부을 향해 따봉을 들어 보였다.
요즘 시절이 시절인 지라 남북의 분단부터 지금까지의 지난 시간의 흐름 그리고 남북을 둘러싼 국제관계의 변화들이 나와 직접적인 일들로 느껴진다. 이전에도 직접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고 더 나가 문정권이 북한과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려고하는 부단한 노력을 보여왔고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남북 관계의 문제가 고정패널로 시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며 그냥 나와 밀접한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진보와 보수 정치인들의 북한을 보는 견해 차이, 북한 및 통일 문제에 대한 국민의 여론의 차이, 한반도 정세와 국가이익이 밀접한 미중일 삼국의 그리고 삼국과 우리와의 이해관계를 다 떠나서, 왠지 나는 오늘 그 영감님의 진위 여부를 떠난 한국전쟁을 위해 왔다는 그 한 마디에 감사하다는 말이 자연스레 마음에서 흘러 나왔다. 어떤 동기에서든 자신의 젊음을 남의 나라 전쟁터에 바친, 생사 여부를 떠나 참전의 순간에 그 마음이 이미 이 땅에 영웅의 꽃이 되어 헌화 된것이라 믿는다. 무엇을 위해 한국 전쟁에 왔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그의 내 조국에 대한 헌화 앞에 내 마음이 숙연해졌을 뿐이었다.
평화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에 다른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현정부의 노력에 공감한다. 전쟁이 나면 그냥 다음날 지옥으로 변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평화를 이루는 방법은 대화가 아니라 힘이라는 우파 성향의 국제관계 전문가의 말에도 공감한다. 내가 힘이 있으면 전쟁 억제력이 생기는 것이다. 역사를 보아 알기 때문에 그렇다. 결국은 북한과 남한 자체의 변수 그리고 미중 그리고 미일중러 간의 변수들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항구적인 평화를 이룩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이 시대의 한국인들에게 던저진 숙제이다. 어려운 숙제이다. 이만리 떨어져 살고 있는 나에게도 그 평화의 열망은 끝내진 못한 숙제로 마음에 새겨진다.
한반도가 평화의 도구로 쓰여지기를, 그 평화의 빛이 세계 속에 충만하기를, 이 밤 진실하게 기도 드린다.
27.0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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