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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김밥 5조각 본문
최근에 일하다 45일만에 스스로 그만둔 조이시라는 직원이 있다. 쑥스러움이 많은 건지, 되도록이면 나와 말을 섞지 않으려고 해서 계약서에 사인 받는 동안 저나 나나 왠지모를 답답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한 2주일쯤 되었을까. 가게를 마치는 데 파는 김밥이 한 줄 남았길래 같이 먹겠냐고 물으니 그러겠다고 했다. 나랑 반반 먹으면 되겠다 싶어 5조각을 잘라서 주고 나머지 반은 내가 먹었다. 그런데 조이시가 제 먹으라고 준 이제 갓 만든 김밥의 촉촉함이 사라진 반 줄 밖에 안되는 그 김밥을 비닐팩에 담는 것이 었다. 내가 이상해서 오늘 안에 꼭 먹어야 된다고 그러니, 제 어머니에게 맛보이고 싶어서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조이시라는 딸이 그 어머니를 생각했던 것이다. 낳아주고 길러준 그 어머니를.
브라질 북동부 사람치고는 말 할 것도 없고, 한국사람 기준으로 보아도 냉냉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조이시였지만, 조이시의 무의식이 자연스래 그녀의 말과 행동을 그렇게 이끌었으리라 싶었다.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김밥을 먹지 않고 가져갔던 것이다.
자, 그런데 한 가지 드는 궁금증이 이 것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혹은 부모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그 것이 부모에게 사랑을 많이 받아서 일까 아니면, 내 무의식에 사랑의 아이콘으로서 아니면 다른 이유로 어머니 혹은 부모의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하기 때문일까? 그런데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닐까? 나의 존재 가 어떻게 어디서 왔으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무었을 위해서 내가 살고 있고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 주어져 있지가 않는 상황에서, 그 상태가 주는 미칠 것 같은 마음, 불안한 마음에 대해 자기 자신의 어떤 해결책의 하나로 나의 존재에 대한 무엇보다도 분명한 디딤돌을 내 발 아래에 놓아 두려고하는 마음 말이다. 그 것이 종교일 수도 그 것이 이성으로 쌓아 올린 과학이란 탑에 대한 숭배일 수도 아니면 부모라는 존재 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부모의 사랑을 절대 과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랑을 받아서가 우리가 부모의 존재를 갈망하는 유일한 이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25.0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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