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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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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변의 K-식당

기묘한 노인들의 추방

Tigre Branco 2022. 2. 8. 05:05

가게 옆집에는 집을 돌보며 평생을 살아온 두 노인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일종의 집사인데, 저택도 아니고 낡고 작은 주택에 집사부부가 산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이 들곤 했다.  두 부부중 특히 할머니는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가게를 퀭한 눈빛으로 뚫어져라 쳐다 보기도 하고, 복실이라는 애칭을 내가 붙은 검은 털이 복실한 고양이가 우리 가게에 나타나면 그게 싫어 당장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곤했으며, 결국 복실이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오르기도 하는 등 내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은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오늘 결국 쫓겨나게 되었다. 옆집이 작은 건설회사에 팔리는 바람에 노부부는 결국 실직과 동시에 살던 곳에서 쫓겨나 근처 어딘가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비록 기묘한 행동으로 섬뜩한 때도 있었고 내 눈에 탐탁지 않은 행동을 한 그들이었지만, 결국은 나이든 노인네들이다. 쫓겨가는 모양이 처량하기 그지 없었다. 변호사라는 양반들이 와서 여기서는 보기힘든 강한 직업의식을 자랑하며 나가나 안나가나 끝까지 감시하고 그들이 집물건들을 다 빼고 나자 다시는 출입할 수 없도록 큼직한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부부는 밥을 주고 기르던 흰 고양이 두마리만 보듬고 집을 떠났다. 다행으로 키치는 어디 가 있는지 못찾아 버려두고 갔다. 가슴을 쓰러내렸다. 나중에 노부부를 피해 있다가 케이밥으로 돌아온 키치의 등을 쓰다듬었다. 

 

 

7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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