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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럭키 본문
시간은 존재하지를 않는다. 단지 나와 이 세상이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변해갈 뿐이다. 삶이 죽음이 되기까지 1이 0이 될 때까지, 존재가 있고 또 없기까지 그 변화의 과정에 내가 있을 뿐.
사랑을 주었던 다섯 명의 존재 중 넷이 떠났다. 내가 선무당이었다. 잘 모르고 돌보았던 이유로 그들의 존재가 사라진 것 같아, 그들 앞에 할 말이 없다. 그 비오던 날 식당 뒤뜰에 비와 모레가 범벅이 된 시멘트 바닥을 뒹굴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아직 선하다. 그들을 거두어 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주었고, 거칠고도 큰 숨을 쉬며 존재가 겪는 고통에 존재가 사라질 것이란 두려움의 비명이 귀에 또렸하다. 오늘 아침에 그들을 위해 담요와 털이 난 토끼인형을 준비하였고 인터넷을 보면서 약간의 지식들을 더 쌓았다. 나 말고는 이 작은 존재들, 새로운 생명을 보살필 다른 존재가 없었기에 자연스런 나의 역할이 되었다. 의무가 되었다. 그런데 싸늘하게 굳어버린 그들을 마주하고 내 마음과 호흡이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자그마한 존재들은 넵킨 한장으로 덮혀 졌다. 각각의 육체를 하연 종이 수건으로 감고, 내 손의 온기를 진작 그들에게 더하지 못하였음에 슬퍼하고 마지막 그들에게 나의 마음과 손의 온기를 더해 그들을 감싸며 쓰다듬는다. 왠지 그들은 다시 살아 날 것 같다. 다시 부지런히 바둥바둥 내 손안에서 끔틀대며 작은 발톱으로 내 손을 아프지 않게 긇고 그들의 본능적인 요구를 꽥꽥거리는 소리에다 담아 낼 것 만 같다. 가게 앞 가로수 아래에 너희를 묻는다. 내 마음의 온기가 언제나 너의 작은 존재와 그 곳에 함쎄 머물길......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다섯존재의 유일한 생존자 '럭키'는 온전에 이 세상을 떠났다. 아마 그 생명을 존귀히 여기는 마음이 내게 부족하여 그를 떠나 보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그 어미도 다섯 존재들도 나에대한 원망이 있지 않을까? 어미는 나를 믿었을 지 모른다. 좋은 사람, 자랄때까지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알았을 지도 모른다. 나도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착각하고 있었으니까. 생명을 지키는 정의롭고 따듯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발가 벗겨졌다.
오늘.
(에필로그)
럭키, 삶과 주검을 관조하는 자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엄마가 눈에 선하다. 그 따듯한 기운이 내게도 전해지고 있었다. 그 나를 품어주는 따듯함이 내 모든 피부에 스며들어와 내 심장까지 전해진다. 전율이 잔잔한 파동처럼 내 몸에 흘렀다.
살깥에 냉기가 느껴져서 놀랐다. 이제 내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 그 언제가부터 나와 함께있던 나와 비슷한 무언가가 빙하에 갇힌듯 차갑고 움직여지지 않는다.
나는 버려진 듯 살아있는 것일까? 내 주위에 만연한 공기처럼 주검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이 흐른다. 빈틈없이 내 오감을 스쳐 지나고 나는 차가운 그들을 하염없이 떠나 보낸다.
네게 안녕하고 안녕하고 또 안녕하고 만다.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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