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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세대차이는 흐르게 하라. 본문
지난 주에 호스텔에 갔다. 알렉스가 없었고, 이 번에는 와이프와 독일 여행 중이었다. 혹시나 있을까, 돌아왔을까 하고 가 보았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 Open Bar는 열려 있는 거냐고 물으니, 열려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그 좁은 통로를 지나서 건물 안쪽에 열린 공간이 나타나고 그 한 켠에 자리를 잡은 작고, 저렴한 느낌이 물씬드는 이 호스텔만의 Bar에 갔다. 오늘의 바텐더는 역시 평소처럼 발런티어로 숙박비 안내고 알바를 하는 어쩐 남자 였는데, 초록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과 조금은 슬픈 눈빛이 잘 어울리는 작은 체구의 소유자였다.
일단 그리 맥주가 당기지가 않아 유일한 다른 옵션인 까이피링야를 시키고, 높은 의자에서 카이피링야를 만드는 남자를 쳐다 본다. 어디에서 왔냐니까? 브라질에 잠시 살고 있는데 아르헨티나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는 브라질에서 느끼는 이런저런 문화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르헨티나 남자는 특히 시간 약속에 대해 큰 강박관념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어쩌다 그의 아버지와의 생각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 대해 불만이 있으신 듯했다. 브라질에서 안정되지 않은 곳을 떠돌듯이 살고 있으니 그게 못 마땅하신 듯 했다. 나는 까이피링야를 두 잔 째 시키면서 왠지 남의 사정도 모르는데, 그에게 나의 경우를 빗대어 그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 뭔가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나는 이런 말을 했다. 조언이 아닌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정도의 느낌으로 말을 건넸다. 나도 당신처럼 결혼이나 가정의 필요성에 대해 느끼지 못한 때가 있었는데, 어떤 개기로 결혼을 하게 되어 버렸고, 나와 아내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이제 5년째 나와 함께 각자 인생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그 딸은 나의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는데, 내 결혼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부분이 그 딸과 공유하는 삶에서 얻는 생각과 작은 행복의 기쁨 들이다. 모든 부모가 아니 거의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을 보는 느낌이 아마 나와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가끔은 내가 말하는 것을 나의 딸이 몰라 줄 수가 있다. 딸과 나는 다른 세대와 문화의 차이를 가지고 있고, 내가 딸을 위해서 하는 말들을 몰라주고 잘 설명해도 이해하지 않으려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이제 5살 밖에 안되는, 나에게 큰 의존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나의 딸조차 나와의 생각 차이로 하루에도 몇 번씩 토라지는데, 둘다 성인인 당신과 당신의 아버님은 각자의 세대와 문화를 거치며 형성된 사고 방식의 차이가 분명히 큰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때 당신이 할 일은 바로 이 것이다. 특히 아버님과 대화를 하며, 그 다른 사고 방식의 차이를 판단하지 말고, 당신이 느끼는 세대 차이는 그저 흘려 보내라. 한 귀로 듣고 그냥 한 귀로 흘려 보내라. 단 모든 것을 흘려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랑은 당신의 가슴에 남기라. 부모님의 염려의 말에는 그들의 사랑이 스며 있다. 내 보기에 역겨운, 오물 같이 거부감이 드는 부모의 염려와 잔소리 그리고 사고방식들에, 그 대화 중에 틈틈이 박혀 있는 보석이 있음을 잊지 말라. 그 것은 내가 내 딸에게 느끼고 있는 사랑의 마음이다.
오늘의 나의 명언:
세대 차이는 흐르게 하라. 하지만 사랑은 남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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