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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변의 K-식당

리히텐슈타이너

Tigre Branco 2022. 1. 22. 03:27

루카스의 말로는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작은 나라라고 했는데, 위키리스크를 보니 10위권 밖에 있었다. 4만명이 되지 않는 인구라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음에 리히텐슈타인에서 온 사람을 만나면 자기 사진을 보여주고 아는 지 모르는 지 물어보라며 알아볼 거라고 했다. 전에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을 때도 우연히 리히텐슈타이너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자기 옆 마을에 사는 것을 알아 보았다고 했다.

 

어쩌면 나라는 수 많은 마을이라는 세포의 덩어리이며, 세포가 없이는 나라 자체가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오직 그 나라라는 것에만 가치를 두고 그 나라라는 것에만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 나를 돌아봐도 내가 괴정동이라는 마을, 무려 괴정 1동에서 4동까지 있는 제법 큰 마을에서 자라왔는데, 내 스스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그 마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왔다. 강남이나 해운대에 사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마을에 대해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작은 마을의 구성원 수는 때로는 한 국가를 형성할 수 있을만한 충분한 규모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결코 한 마을이 국가에 대비해 무시할 수 있는 단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서구권에 비해 아시아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개인중심의 사고, 작은 것 중심의 사고이다. 반대로 말하면 더 큰 존재에 굴복하고 복종하며 수직의 계급 질서 속에서 문명을 만들어 오던 전통위에 현대의 많은 아시아 국가들도 서 있는 것이다. 개인과 소수의 자유와 권리라는 측면에서 볼 때, 나 자신 혹은 소수 집단의 나의 존재가 인정받지 못하고 그 권리를 무시당한다면 어떠한 국가와 같은 거대 권력이 추구하는 선한 가치도 의미가 퇴색할 것이다. 내가 빠진 어떠한 구호도 좋은 허울이며 신기루와 같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2.12.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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