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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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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변의 K-식당

여행 감성 필터

Tigre Branco 2022. 1. 18. 04:24

저녁에 손님 둘이 왔다. 커플이다. 영어로 대화를 했는데, 호주와 미국사람이라했다. 여행중이라고 해서, 어디서 두 사람이 만났느냐고 하니까 아르헨티나에서 만나서 여기까지 같이 여행중이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의 애정이 각별한 듯 했다. 

 

때로는 여행은 어려운 만남을 쉽게 만든다. 어쩌면 나의 반복되는 일상에서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특별한 인연이 아니었을텐데.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인연의 하나이었을텐데. 여행 중이라는 것이 주는 감성 필터가 그 사람을 또 그 사람과의 만남을 색다르게 채색한다.

 

이 커플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오늘 지나듯 드는 생각은 로맨틱하게 채색되었다하여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인간이라는 본질은 변함이 없는데, 그 사람을 볼 때 단지 아름다운 빛깔의 필터를 끼고 봤다고 해서 뭔가 변하는 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나를 던지고 싶은 이상적인 존재를 찾아 갈망하지만, 그 갈망하던 존재, 신기루의 본질은 나와 같이 불완전함 투성이의 어떤 한 존재일뿐이다. 

 

27.0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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