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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한. 아이. 달 본문

時, 앎과 느낌의 경계

한. 아이. 달

Tigre Branco 2022. 2. 26. 05:47

튀니스의 전통시장이다. 붉은 벽돌은 분명 피로 덮힌 것이다. 한 아이가 노래를 하고 있었다.

노래가 구슬프기가 그지 없다. 그 아이에게 세상은 고통의 피고름으로 문드러진 곳. 

 

사람들은 그 아이와 슬픈노래를 멀리하고 귀신이 씌였다고 하였다. 

밤이면 아이는 구슬프게 노래를 하다가 미친듯 한 번 웃고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달. 

 

그에게 달이 비친 밤은 달랐다. 달 넘어 저 멀리 동방에서 신비한 소리가 전해왔다. 

그 소리에 취해 달을 감싸며 흐르는 구름에 몸을 맡기고 아이는 춤을 추었다.

 

부디 세상을 구하소서. 이제는 고통의 노래가 아니다. 그 반대다. 

달빛 흠뻑 져민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그에게 감사할지라. 

우리에게 사랑을 전한 메신저이리라.

 

내게 있는 것은 사랑이며 내가 주고 남는 것이 사랑이며 내가 가고도 변치않는 것이 사랑이리라.  

 

다시 돌아오지 않을 듯 선명한 튀니스의 밤. 

 

한 아이. 달. 

 

 

03.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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