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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어느 해변의 브랑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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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 바다 거북이

Tigre Branco 2021. 12. 29. 19:26

요즘 장사가 예전 같지가 않다. 가장 주된 이유는 가게 근처의 관광지 메인 도로가 장기 공사에 들어가게 되면서 거리가 활기를 완전히 상실했고, 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우리 식당 매상에 타격을 주는 상황이다. 오전에도 거의 손님이 없어 조금은 무료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무념무상으로 인터넷이나 뒤적뒤적하던 오늘 오후였다.

 

왓츠앱으로 메시지가 왔길래 보았더니, 프랑스령 가이아나에 사는 친구다. 사진을 하나 보내왔는데, 5살짜리 아들 토니가 바다 거북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반가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의 고고향인 마다가스카르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가 보내준 아름다운 인도양의 해변의 일몰은 뭔가 이 곳과는 확실히 다른 어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첫 사진 이야기로 돌아갔는데, 내가 바다거북이 너무 커서 한 100인분쯤은 되겠다고 하니, 웃으면서 바다거북을 먹는 게 30년전쯤 부터 동물보호단체로 부터 불법이 되었다며 먹을 생각 말아라고 했다. 그리고 내게 보내준 녀석의 나이 아니, 그 거북옹의 연세는 100세라고 했다. (역시 나의 놀라운 직관력으로100이라는 숫자는 맞추었던 것이다!) 그리고 오래 살면 보통 170세까지는 거뜬히 산다고 하니 마다가스카르에서도 십장생은 십장생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이런 질문이 떠올라서 물어보았다. "네가 170 세를 산다면 좋을까?" 친구는 이 질문에 쉽게 대답했다. "나는 좋을 것 같지 않아, 생명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닳아 지게되고, 사라지게 되어 있는 존재야" "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살아가는 것을 어느 정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아"

 

그 유명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언제나 유효하다. 우리의 존재는 살다가 닳다가 언젠가는 사라지는 존재다. 나 자신의 모습, 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 자신을 불변하는 영원한 존재로 여길 때, 닳아져 약해지고 결국 사라지는 나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가 없어 불행하게 되고 삶을 비관하거나 삐뚤어진 모양으로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다가스카르 바다 거북이도 170살이 되면 죽어 가는 것이고, 기타 십장생들도 장생이지 영생은 아니다. 이 지구도 영원할 것이다라고 어느 누가 장담을 할 수 있을까? 적어도 태양계의 이 지구에 사는 우리 존재들은 다 자연의 법칙을 따라, 그들의 때를 따라 태어나고 낡아가며 죽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 나를 알았다면,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의 하루의 삶에 감사하자. 

 

베란다에 서서 바다를 본다. 오늘도 저 맛깔나는 태양빛을 넘치게 담은 지중해를 음미하며, 환희의 축배를 들다. Saude! 

 

 

24.0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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