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 앎과 느낌의 경계
새벽에 방구를 뀌다가
Tigre Branco
2022. 3. 13. 05:07
언젠가 설날이다. 봉고 트럭에 네 가족이 끼어 앉아서 시골에서 부산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눈길에 차가 막혀 시간이 지체되었다. 배가 고파오자 할머니가 주신 오꼬시 과자가 떠올랐다. 다들 입에 한 입식 배어문다. 그러다 갑자기 어디선가 꼬릿한 냄새가 났다. 어느 누군가 오까시를 먹고 소리없는 방구를 낀것이다. 밖은 춥고 매서운 바람에 문을 열지도 못하는데 그 좁고 불편한 공간은 또 다른 어려움을 주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웃는다. 그리고 어머니도 따라 웃는다. 어린 나도 웃고 내 여동생도 웃는다.
새벽에 침대에 누워 방구를 끼다가, 흐믓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그 때의 우리 네 사람을 떠올리니 어느새 촉촉한 느낌이, 그 것이 눈가에 맺혔다.
0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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